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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본주의 시대의 새로운 종족

김영태

신자본주의 시대의 새로운 종족 

-사진제도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중심으로-


한국사진은 지난 10 여 년 동안 그 이전시대와는 전혀 다른 문화적인 지형이 펼쳐지고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서구에서 사진이 현대미술의 중심부로 진입하게 된 것에 영향을 받아 사진이 예술제도내에서 위상이 높아졌다. 사진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되었고, 몇 년 사이에 사진과 영상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는 작가가 두 사람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이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사진전시가 상업화랑에서 과거에 비해 빈번하게 열리고 있다. 아트페어에서도 사진작품을 접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반부터 동강국제사진제, 대구사진비엔날레, 서울사진축제 등 여러 대규모 사진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이와 같은 공적인 사진행사 외에도 수익성을 추구하는 대규모 상업전시도 자주 개최되고 있고, 흥행에 성공하는 전시도 많이 있다.


사진이 사회적으로 많이 확장되었고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카메라와 사진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급속도로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펼쳐지고 있는 문화적인 지형이다. 이처럼 사진이 과거에 비해서 사회적으로 확장되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진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공간도 많이 생겨났고, 사진전공자가 아닌 이들도 사진과 관련 된 일에 종사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비전공자 혹은 일반 사진애호가를 위한 사진 강좌도 여러 곳에서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 변모한 한국사진의 지형을 일부 살펴보았다. 그런데 사진만 사회적으로 확장된 것이 아니라 소득수준과 학력이 높아지면서 고급문화소비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다른 예술도 질적 수준이 높아지고 행사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 공적인 문화예술행사가 발전하고 성숙해지려면 행사에 관여하는 전문가 집단이 사적인 욕심은 잠시 접어두고 공적인 사명감을 갖고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은 상당수가 사적인 욕심과 이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에 의해서 본래의 행사취지가 훼손되고 망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운영위원장, 기획자 선정단계에서부터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는 뒷전으로 두고 사적인 욕심이 우선시되어 성공적인 전시를 기대 할 수 없었다. 또한 일부 국내기획자와 행사내용 선정과정은 원칙과 절차가 무시되었다. 그 결과 행사의 완성도는 퇴보하였다. 주전시의 내용은 비엔날레의 취지와 관계없이 전시가 구성되었고, 의미 있는 담론생산에 실패했다. 나머지 전시도 대부분 완성도가 떨어졌고 어수선하고 산만한 구성으로 전문가들 뿐 아니라 하이아마추어 사진가들과 사진애호가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 외에도 이번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부적합한 운영위원장 선임, 보도 자료의 빈약함, 행정 처리의 미숙, 홍보부족 등 여러 원인이 어우러져서 행사의 실패를 자초했다.   


대구사진비엔날레뿐만 아니라  가장 역사가 오래된 ‘동강국제사진제’도 시대와 조우하지 못한 전시작품 구성과 보수적인 태도, 폐쇄적인 행사이미지 등이 어우러져서 대대적인 개편 없이는 발전을 기대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그 외에 다른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행사도 마찬가지다. 사진행사 외에도 한미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등 상업적인 화랑이 아닌 공공성을 띤 미술관들도 보수적이고 경직된 운영으로 인해 새로운 사진문화를 주도하고 사진문화 발전에 기여하기에는 한계가 느껴진다. 이들 전시공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좀 더 공적이고 전문적인 전시기획자를 영입해야 하거나 장기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문화예술을 기획하는 이는 사고가 유연하고 변모하는 문화적인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현재 한국사진은 지난 시대에 비해서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많이 발전하고 긍정적인 상황도 많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열악했던 한국사진제도내부로 공적인 자금이 투입되어 대규모 사진행사가 개최되면서 부작용도 많이 발생해 한국사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이 사진문화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심 없는 공적인 태도를 갖고 있기 보다는 특정한 계보나 개인의 경제적인 이익, 사적인 명예, 권력 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겨서 행사가 궤도를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 대구사진비엔날레’, ‘2011 서울사진축제’다. 그중에서 서울사진축제는 특정인들의 협잡으로 행사를 사진전문가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하지 못하였고, 마침내 내년 행사부터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하게 되었다. 지난 3년 동안 행사의 발전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한 이경민 서울사진축제전시감독의 노력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진이 사회적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사진을 좀 더 깊이 있게 배우려고 하는 층도 늘어났다. 또한 사진관련 강좌도 많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 강좌 중에는 상업적인 이익에만 치중하여 사진문화의 하향평준화에 기여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사진 강의를 하는 이들은 지나치게 경제적인 이익만 추구하지 말고 사진문화발전에 공헌하겠다는 사명감이 필요하다. 또한 강사의 주관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기 보다는 창의적인 사고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유연한 태도로 강의를 이끌어 가야 한다. 또한 사적인 행사를 공적인 행사로 과하게 포장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사진은 너무나도 대중적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지 못한 이들도 강좌를 기획하고 강의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어서 안타깝다. 최근에는 사진관련 출판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아마추어 사진가를 작품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지나치게 포장하는 경향도 있어 여러 가지로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동시대사회는 민족, 국가, 사회 등 공동체의 이익보다는 자본가의 이익이 더 중요시되고 공동의 선이나 공익보다는 사적인 이익과 경제적인 가치관이 개개인의 삶과 인생관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예술은 현실과 타협하기 보다는 이상을추구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것에 최종적인 가치를 두고 잇다. 또한 물질보다는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 주된 존재이유다. 물론 경제적인 이익추구도 예술이 존립하기 위해서는 필요하고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도덕과 윤리는 지켜야 한다. 또한 예술가를 비롯한 예술제도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정체성이 분명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그와 더불어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사진은 이와 같은 태도와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들에 의해서 부정적인 지형이 펼쳐지고 있어 안타깝다. 결론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사진문화발전을 위한 여러 선결과제 중에 하나가 공과 사를 구분 하지 않는 이들을 제도에서 배제시키는 일이다. 좀 더 긍정적인 상황들이 많이 펼쳐져서 한국사진문화가 건강하게 발전하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김영태 사진비평현대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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